K콘텐츠가 다양한 산업에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 가고 있다. 그중 ‘굿즈’로 불리는 ‘MD(Merchandise)’가 장르를 가리지 않고 꾸준히 발전하는 모습이다. 희소성과 유니크한 매력으로 때론 프로그램보다 더 화제가 되기도 하는 콘텐츠 굿즈에 대해 팝 칼럼니스트 김태훈 씨와 소비트렌드분석센터 연구위원인 한다혜 씨가 나눈 이야기를 만나보자.
아이돌 그룹과 함께 성장한 ‘굿즈’의 인기
‘콘텐츠 MD’란 무엇일까? 이른바 굿즈라고 불리며 브랜드나 인물 등의 팬을 대상으로 디자인한 상품을 의미한다. 브로마이드, 포토카드 등 1990년대 아이돌 그룹의 등장과 함께 굿즈 문화가 생겨나 꾸준히 발전해 왔으며 이제는 콘텐츠나 엔터테인먼트 분야에서 없어서는 안 될 존재가 됐다.
최근에는 아티스트별 ‘팬덤’을 넘어 팬들이 직접 상품을 만들고 판매하는 적극적인 생산자이자 창작자가 되기도 한다. 또한 굿즈는 다양한 문화 콘텐츠에서 제작돼 특정 팬들뿐 아니라 다양한 고객층이 즐기는 라이프스타일의 하나로 영역이 확장됐다.
매년 새로운 기록 경신 중인 MD 시장
국내에서는 K-POP이 MD 문화를 선도하고 있는 가운데 매년 새로운 기록을 경신 중이다. 2018년 이미 상품의 시장 규모가 1조 원을 돌파했으며 최근에는 2조 원을 넘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여기에 직접 MD를 제작해 판매하는 ‘팬덤 비즈니스’ MD 시장까지 더하면 그 규모는 7조 9천억 원이 될 것으로 추산된다.
영화 팬들을 위한 특별한 공간 CGV ‘씨네샵’
MD 문화는 더 이상 K-POP에만 국한되지 않고 영화, 드라마는 물론 예능과 만화 등 콘텐츠 전반으로 확장되고 있는 추세다. 콘텐츠 시장에 MD가 활용되는 가장 대표적인 예로는 CGV가 운영하는 ‘씨네샵’이 있다. 해리포터 캘린더, 디즈니 피겨 등 인기 영화의 캐릭터를 담은 다양한 오리지널 MD들을 선보여 영화 팬들에게 큰 사랑을 받고 있다.
화제 그 자체인 ‘지락실’, ‘스우파’ 굿즈들
영화뿐 아니라 예능계에도 MD 바람이 불고 있다. tvN 대표 예능인 <뿅뿅 지구오락실>은 젊은 시청자들의 인기에 힘입어 프로그램 마스코트인 ‘토롱이’ MD를 출시했다. 토롱이는 외계에서 지구로 도망 온 토끼 콘셉트로, 개성 있는 디자인과 귀여운 설정으로 MZ 세대 사이에서 엄청난 인기를 끌었다. 그 인기에 힘입어 팝업 스토어까지 열었으며, 당시 오픈 시간에 맞춰 방문해도 2시간 넘게 대기할 정도로 화제였다.
12월 전국 투어 콘서트를 앞두고 판매된 <스트릿 우먼 파이터2>의 응원 MD 역시 역시 팬들 사이에서 큰 화제였다. 일부 공연의 티켓 매진에 이어 MD 또한 전 상품 품절을 기록하며 화제성을 입증했다. MD 그 자체로 화제인 가운데 콘텐츠와 MD를 동시에 선보이며 더 큰 시너지 효과를 낸 것이다.
▲콘서트 시작 전부터 모두 품절된 <스트릿 우먼 파이터2> MD 상품들
‘초딩’ 마음 사로잡은 ‘신비아파트’ 키즈폰
초등생 대세 애니메이션 ‘신비아파트’의 캐릭터들도 굿즈로 재탄생했다. 키즈폰의 케이스와 디스플레이 등에 도깨비 캐릭터 ‘신비’와 ‘금비’가 등장해 귀엽고 친근한 디자인으로 어린이들에게 큰 인기를 얻고 있다.
MZ 세대가 MD에 열광하는 이유
MD 소비는 MZ 세대를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 특히 콘텐츠 MD는 한정된 수량으로, 일정 기간에만 판매하는 제품들이 많아 희소성과 트렌드에 민감한 MZ 세대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또한 ‘내가 좋아하는 것에는 소비를 아끼지 않는다’는 MZ 세대들의 ‘디깅 소비’ 성향도 MD의 인기에 한몫을 하고 있다. 디깅 소비는 깊이 파는 소비라는 뜻의 신조어로 선호하는 품목이나 영역에 깊게 파고드는 행위가 관련 제품의 소비로 이어지는 현상을 의미한다. 이로 인해 MD 산업의 성장에 젊은 세대들이 중추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어린 시절부터 인터넷을 접한 디지털 세대라는 점을 MD에 열광하는 이유로 꼽을 수 있다. 어린 시절부터 게임과 만화를 많이 소비하다 보니 성인이 돼서도 이와 같은 재미를 추구하는 현상인 ‘키덜트족’이 늘어난 것이다. 포켓몬 빵, 산리오 제품이 많은 판매량을 기록하며 인기를 끈 것처럼 자신의 취향과 문화를 반영하는 MZ 세대의 소비 성향이 굿즈 소비로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MD는 이렇게 자신의 취향을 반영해 소비하는 문화로 성장하고 있다. 가치 소비를 중요하게 여기는 Z세대의 특성에 맞춰 더욱 발전할 MD 산업의 성장을 기대해 본다.
※<BEHIND TALK>은 CJ ENM의 유튜브 채널 <콘썰팅> 콘텐츠를 바탕으로 제작됐습니다.